여섯 살 때 여름휴가를 갔다가 호수에 빠져 바닥까지 가라앉아 죽을 뻔했던 빌 비올라는 그 순간이 슬로우 모션처럼 매우 긴 시간이었다고 회고한다. 그 이후 계속해서 ‘물’이라는 소재로 작업을 해 오던 비올라는, 1990년 어머니의 임종 이후 ‘죽음’을 새롭게 ‘빛’으로 인식하게 된다. ‘The Passing’은 그 다음 해에 만들어진, 빌 비올라의 탄생과 죽음에 대한 인식을 가장 투명하고 훌륭하게 드러낸 장편이다. 극명한 흑백의 대비를 통해 잠재의식과 현실의 영역을 오가는 거칠고 아름다운 빌 비올라의 영상시. 'Village Voice' 일간지의 Amy Taubin은 ‘The Passing’을 ‘슬프도록 아름답다’고 칭하며 ‘어둠과 빛, 그것들의 사라짐이 유성만큼이나 아름답게, 또 순식간에 폭발하듯 보여 진다.’고 말했다.